[인사 실무 1] 출근하기 전, 당일 연차를 사용할 수 있나요?

 

 

 

첫 포스팅이 업무관련 내용이라니.. 사실 매일 하는 업무가 HR 관련 업무고, 하루에 8시간 넘게 일을 하다보니 가장 쉽게 떠오르는 컨텐츠는 HR인 것 같다. 앞으로 꾸준히 다양한 컨텐츠를 업로드할 예정이다. 화이팅!

 

 

이전 회사(유통업) 인사팀에서 약 5년간 근무하면서, 직원들의 '당일연차'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해당 직원이 하루 공백이라고 업무가 안돌아가는게 아니니까.

그렇기에 당일연차 요청 건들은 모두 바로 처리해주었다. 사실 법적으로도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막을(거부할) 근거는 없다.

 

그런데 이직 후 현재 재직중인 회사(물류업)는 당일연차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물류 현장은 1분 1초 단위로 굉장히 타이트하게 운영되는데(진짜 1분 1초가 중요하다. 물류업계에선 1초로 인해 사업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 배송직원 1명이 갑자기 당일에 연차를 쓰면 그 업무는 99%의 확률로 프리랜서(개인사업자) 혹은 지입사를 통해 물량을 소화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회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구인(대차)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기존에 계획했던 물량 및 노선계획을 다시 조율해야 하는 유/무형적 손해가 발생한다(해당 물량을 다음날에 배송해도 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23시 이전 주문건에 한해서 익일 7시까지 무조건 배송해야하는 프로세스를 갖고 있는 회사다).

 

특히, 갑작스런 폭우나 폭설이 발생한 날은 많은 현장 배송직원분들이 출근 전에 갑자기 연차를 쓰겠다고 하시는데, 이럴 때마다 인사팀, 현장 관리팀, 조율팀 등 전체가 비상이다.

 

그렇다고 배송직원분들 연차사용을 무조건적으로 막을수는 없으니, 전국 배송직원 관리자분들을 대상으로 당일 연/반차 관리 가이드를 작성하여 배포하였다. 가이드를 작성하며 알아봤던 '당일연차 사용' 관련된 내용에 대해 실무자 입장에서 인지하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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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연차휴가는 꼭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하는가?

2. 연차휴가 사용 시기는 누가 정하는가?

    (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사용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가)?

3. 근로자는 회사에 연차를 쓴다고 언제 알려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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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차휴가는 꼭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하는가?

 

→ 회사의 사전승인이 없어도 (당일)연차는 사용이 가능함.

* 연차휴가는 근로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사용자의 승인대상이 아님. 따라서 사전통지행위로 충분하며,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더라도 사전통지나 보고를 했다면 근로자를 징계조치할 수 없음(사용자가 시기변경권을 행사하지 않은 경우 限)

 

 

고용노동부민원마당 질의건 캡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을 보면 '~ 사용자는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 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실무상으로는 근로자의 연차휴가 '시기지정권'(내가 휴가를 사용할 시기를 내가 지정한다는 의미)이라고 하는데, 사실 시기지정권의 구체적인 행사방법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바가 없다.

= 내가 내 연차를 얼마 기간동안 쓰겠다고 언제 말하던 법적으로는 아무 상관 없다.

 

결국 이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방법에 따를 수 있겠으나, 연차휴가는 법에서 정한 근로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사전승인이 없더라도 사전통지행위만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근로자는 연차를 사용하기 전 회사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한다'와 같은 연차 사전승인 규정이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 이 문장은 연차 사용에 대한 제재를 위한 회사의 교묘하고 악랄한 수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이는 근로자의 연차 사용에 대한 '시기지정권'을 박탈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시기변경권'의 적절한 행사를 위한 규정으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규정은 아니라고 대법에서 판시한바 있다(대법 1992.6.23. 선고92다7542).

 

 

 

2. 연차휴가 사용 시기는 누가 정하는가(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사용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가)?

 

→ 일차적으로 근로자의 연차휴가 사용시기는 근로자가 정함. BUT, 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사용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음.

* '일차적으로'라고 표현한 이유는, '연차사용 촉진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차사용시기를 지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임.

 

1번에서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에 대해 잠깐 얘기했었는데, 인사담당자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을 보면 '~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실무상으로는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연차휴가 '시기변경권'(근로자가 지정한 연차사용시기를 회사에서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한다.

 

그럼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란 무엇일까? 구체적인 범위나 사례는 (당연히)근로기준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모든 판례가 그렇듯(근로자 지위 확인, 불법파견, 퇴직금 소송 등)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전례. 전후상황, 계약의 내용과 실제 행위의 차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이 가능한 경우는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로 업무의 성질, 작업의 바쁜정도, 대행자의 배치난이도, 같은 시기에 휴가를 청구하는 근로자의 수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되,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어야 하며, 병가, 휴직, 이직 등의 사유로 일시적으로 인원이 부족하거나 휴가청구일이 집중되는 등의 이유로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를 의미함.

 

그 어디에도 깔끔하게 정리된 사례가 없어서 내가 조사한 판례들을 정리해본다.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긴 어려우니 요약내용과 참고할만한 사건번호를 명시하겠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사건번호 검색해서 읽어보시길 바란다.

 

 

1)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인정한' 판례(=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시기를 변경할 수 '있는' 경우)

① 회사의 교육과정이 미리 예정된 기간 중 연차휴가를 신청한 경우(대법 2015.3.12 선고, 2014다65533)

② 3교대 병원에서 대체근무자를 구하지 못한 경우(=예정된 근로의 대체가 불가능)(서울행법 2010.6.10 선고, 2009구합55126)

③ 근로자가 인사발령에 불만을 품고 인수인계조차 없이 연속해서 휴가를 사용한 경우(부산고법 2008.8.20 선고, 2008나6243)

④ 기 정해진 시각에 차량운행이 필요하나 승인없이 7일간 연속해서 휴가를 사용한 경우(대법 1992.6.23 선고, 92다7542)

 

 2)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 (=회사가 근로자의 연차 시기를 변경할 수 '없는' 경우)

- 버스운행기사인 근로자의 연차신청을 회사의 반려했음에도 당일에 출근하지 않아 버스노선 미운행으로 회사가 과징금 등 손해를 입은 경우(서울행법 2015구합73392)

 

 

 

3. 근로자는 회사에 연차를 쓴다고 언제 알려야할까?

 

→ 연차휴가는 유급휴가이기 때문에 사용기간이 명확해야하고, 가능한 '사전'에 알리는 것이 좋음.

      * 연차휴가를 사용하는데 있어 구체적인 조항이나 절차법이 규정되어 있는 법령은 없음.

 

도의적으로, 연차로 인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업무의 인수인계나 업무상 공백/차질을 최소화 하기 위해 사전에 사용기간을 알리는게 좋다. 뿐만 아니라 사전에 승인은 마다하고 통보나 신청조차 하지 않고 무단으로 연차를 사용한다면, 무단결근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하자.

 

물론 연차휴가 사후신청을 암묵적(배려 차원)으로 허용하는 회사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남용하진 말길 바란다. 인사담당자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 내용상 오류에 대한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