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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잘하자
[독서후기 14] 소년이 온다(한강 저) 본문
'소년이 온다(한강 저)' 독서 후기
*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ㆍ제목 : 소년이 온다(Human Acts)
ㆍ저자 : 한강(Han Kang)
ㆍ분야 : 한국소설
ㆍ발행일 : 2014. 5. 19
ㆍ책 소개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를 사로잡은 우리 시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게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뉴욕타임즈),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문학평론가 신형철)이라는 찬사를 선사한 작품으로, 그간 많은 독자들에게 광주의 상처를 깨우치고 함께 아파하는 문학적인 헌사로 높은 관심과 찬사를 받아왔다.
『소년이 온다』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하며,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가장 한국적인 서사로 세계를 사로잡은 한강 문학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인간의 잔혹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증언하는 이 충일한 서사는 이렇듯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인간 역사의 보편성을 보여주며 훼손되지 말아야 할 인간성을 절박하게 복원한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진심 어린 문장들로 무고한 영혼의 말을 대신 전하며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국가의 무자비함을 생생하게 그려내 지금까지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간의 잔혹함과 악행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잊을 수 없는 봄날의 오월을 지나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이들과 살아남은 것이 오히려 치욕으로 여기며 매일을 힘겹게 견뎌내는 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가를 간절한 목소리로 묻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교보문고 제공)
ㆍ저자 소개
1970년 겨울에 태어났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대산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 최초로 2016년에는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2023년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세계 100명의 작가가 작품을 제공해 2114년에 공개하는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의 참여 작가로 선정되어 원고를 전달했다.
2024년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교보문고 제공)
ㆍ독서 기간 : 2024. 11. 5(화) ~ 11. 7(목)
ㆍ평점 : 4.6 / 5
ㆍ책 내용을 요약해 본다면
→ 잊혀져서는 안될 역사적 사건에 대한 상기를 통한 공감과 이해
이 작품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금 독특하다고 느껴졌던 점은, 각 장별로 화자가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각 화자들은 서로 만난적도 있고 연관되어 있다).
1장에서는 함께 민주화 운동을 하던 친구인 정대를 찾는 동호가 화자이며,
2장에서는 정대가 화자이며,
3장에서는 출판사 직원인 은숙이가 화자이며,
4장에서는 고문받던 대학생이 화자이며,
5장에서는 동호와 병원에 함께 남아있던 선주가 화자이며,
6장에서는 동호의 어머니가 화자이다.
ㆍ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 과거를 잊지 말자. 과거를 통해 성장하여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나가자.
ㆍ책을 읽고 생각해 볼만한 점
① 어떤 신념이 그들을 끝까지 남게 했는가?
② 불합리와 맞설 용기를 갖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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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보훈부에서 제공하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글을 참고하자.
5ㆍ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이며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된 후 권력누수의 기간에 불법적으로 집권을 획책하는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을 거부하고 민주화를 요구하여 일어난 시민봉기다.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이 제정되기전(2002. 1. 26)까지는 5ㆍ18민중항쟁으로 명칭 되어져서 오늘날에도 5ㆍ18이란 용어가 더 친숙하게 우리에게는 다가온다.
5ㆍ18은 깨어 있는 민중들이 민주사회 발전의 원동력임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나아가 불의의 독재를 거부하는 민주화운동이 합법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그리고 5ㆍ18민중항쟁은 유신체제를 계승한 “제5공화국”정권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여 끝내 그 체제를 붕괴시키고 문민정부를 탄생시켰으며 50년 만의 여.야간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결정적인 배경이 되었다. 결국 5ㆍ18은 과거의 역사적인 민중항쟁을 통해 표출되었던 자주.민주.통일의 전통을 계승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민주주의 발전사에 불멸의 금자탑을 세운 민권투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강 작가는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한강작가가 초등학교 3학년(10살)이었던 1980년에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물론 한강작가는 당시 서울에 살고 있었지만 초등학생이었던 한강에게 518 민주화운동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실제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문예활동에 518민주화운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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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책의 독서 후기를 작성하던 기간 중에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났었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
살면서 계엄 상황을 겪어보다니.. 윤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잘못들은 줄 알았다.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었던 계엄 사태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12/3(화)
22:23 > 윤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23:00 > 포고령 발표(계엄 공식 발효)
23:25 > 계엄사령관 임명(박안수 육군참모총장)
12/4(수)
00:07 > 계엄군 국회 진입
00:45 > 계엄군 국회 본청 진입 시도
01:01 >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02:00 > 국회의장의 계엄 해제 공식요청
04:27 > 합참 계엄 병력 철수 명령
04:27 > 윤대통령 계엄 해제 담화
04:30 > 국회의 계엄해제 최종 의결
그리고 현재, 12월 14일 윤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지.. 걱정되기도, 기대되기도 하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노무현, 박근혜 정부 이후 헌정 사상 세 번째이다. 헌재에서 국회의 탄핵소추 청구를 인용하면 윤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파면되는 대통령이 된다.
*2023년 11월에 개봉하여 천만관객을 넘긴 영화 ‘서울의 봄’ 역시 518민주화 운동을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ㆍ인상 깊었던 문장 필사
① 그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배가 고프지 않을 것이다, 삶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삶이 있었고 배가 고팠다. 지난 오년 동안 끈질기게 그녀를 괴롭혀온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허기를 느끼며 음식 앞에서 입맛이 도는 것. (85p)
② 군중을 이루는 개개인의 도덕적 수준과 별개로 특정한 윤리적 파동이 현장에서 발생된다는 것이다. 개인들이 특별히 숭고했다기 보다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지닌 숭고함이 군중의 힘을 빌려 발현된 것이며, 개인들이 특별히 야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의 근원적인 야만이 군중의 힘을 빌려 극대화 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95p)
③ 오늘은 여섯번째 따귀를 잊어야 하는 날이지만, 이미 뺨을 아물어 거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니 내일이 되어 일곱번째 따귀를 잊을 필요는 없었다. 일곱번째 뺨을 잊을 날을 오지 않을 것이다. (98p)
④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99p)
⑤ 당신은 표지판을 등지고 앞으로 걸어나간다.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끈 속에 두 손을 끼워넣는다. 미지근한 여름밤의 열풍을 느끼며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걷는다. 인도와 차도의 경계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152p)
⑥ 어딘가 흡사한 태도가 도청에 남은 시민군들에게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총을 받기만 했을 뿐 쏘지 못했다. 패배할 것을 알면서 왜 남았느냐는 질문에, 살아남은 증언자들은 모두 비슷하게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희생자라고 생각했던 것은 내 오해였다. 그들은 희생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거기 남았다. (213p)
사실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물론 소설이지만) 소설을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다큐멘터리를 한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슴 아픈 과거를 갖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들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런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우리가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런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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